When the dew children awake from there afternoon nap, the flowers begin to glitter
신문물검역소    Photo by smallandround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조선시대 얼리어답터들이 사고를 쳤다’는 출판사의 홍보문구에 완벽히 속아 넘어갔다. 그래서 불쾌했다. 사실 ‘신문물검역소’는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발상이 남다르게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요즘 유행하는 퓨전스타일의 역사소설 - 역사 속의 어느 한 특정한 시공간을 차용해온 뒤 그 시공간 속에 철저하게 계산된 작가의 픽션으로 새롭게 짜맞춘 - 을 답습하고 있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소설 속에서 작가가 보여주려한 철학에 대한 깊이도 너무 얕아 그 바닥을 쉬이 드러낸다. 매몰차게 말하자면 ‘신문물검역소’는 흔히 신인작가가 범할 수 있는 모든 누를 다 범하고 있다고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떨감같은’ 소설이다. 추측하건대, 담고싶은 이야기가 많아 결국 그 내용물을 다 담다보니 그 그릇이 넘친 듯 싶다. 신인작가는 늘 자신의 글들을 재단해 내는 것에 대해서는 궁색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신문물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면 이야기는 뜬금없이 미궁의 살인사건으로 무리하게 유턴한다. 이 소설은 이렇 듯 장르를 넘어서는 위험을 스스로 감수하면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삽입하고 첨가하기를 매번 불필요할 정도로 반복한다. 미술로 표현하자면 덧칠에 덧칠을 한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사실, 작가의 그런 의도가 마냥 나쁜것만은 아니다. 애초에는 나름대로 멋진 복선들을 적당하게 배치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선사해보겠다는 선의의 문학적 신념에서 기인한것이었겠지만, '신문물검역소'의 작가는 결국 그 덧칠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것에 그 문제가 있다. ’절제의 글쓰기’ 에 대한 미덕이 아쉬운 소설이었다.






 


  1. BlogIcon Skyjet  2009/11/06 2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룩희 님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부분을 놓고 보면 분명 흥미로운데, 조화가 깨졌다는 느낌이 계속 들더라고요.

    감상문을 적은 트랙백도 같이 보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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